기업 AI 교육, 같은 회사인데 직급마다 실습 소재가 달랐던 이유
작성자 · DinoFlow
기업 AI 교육은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시간이 아니라, 그 조직이 매주 반복하는 업무를 실습 과제로 바꾸는 일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금융, 공공, 에너지, 투자 분야 조직에서 교육을 하면서 같은 과정명을 걸고도 매번 내용을 바꿔야 했습니다. 이 글은 왜 전사 공통 강의가 잘 남지 않는지, 그리고 맞춤이라는 게 실제로 어떤 조정인지를 기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사명은 모두 비공개입니다.
같은 회사인데 직급마다 실습 소재가 달랐습니다
올해 여름 한 대기업 금융계열사(손해보험)에서 영업관리자 과정과 지역단장 과정을 따로 진행했습니다. 두 과정 모두 시작할 때 실시간 설문 도구 Slido로 반복되는 일을 물었습니다. 영업관리자에게는 "매일 반복적으로 만드는 콘텐츠는?"을, 지역단장에게는 "가장 고민되거나 반복되는 업무는?"을 물었으니 문항 자체도 대상에 맞춰 바꾼 셈입니다.
영업관리자 화면에서 가장 크게 남은 말은 정보미팅 자료였습니다. 정보미팅 자료는 영업관리자가 영업조직에 그 주의 업무 내용과 정보를 전달할 때 쓰는 자료입니다. 그 옆에 시상안, 실적 피드백, 1매형 안내자료, 리쿠르팅 자료가 붙었습니다. 넉 달 전 다른 참가자에게 물었을 때도 같은 답이 1위였습니다.
영업관리자 회차의 시작 설문 화면입니다. 응답 32건 중 정보미팅 자료가 가장 크게 표시됐습니다.
지역단장 화면은 달랐습니다. 크게 남은 말은 리쿠르팅, 도입 잘 하는 방법, 마감, 도입활동 네 개였습니다. 도입은 보험 영업조직에서 새 설계사를 데려와 자리 잡게 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작은 글씨에는 독려 메시지, RC 독려 자료, 동기부여처럼 사람을 움직이는 메시지가 여러 번 반복됐고, 영업관리자 화면의 1위였던 정보미팅 자료는 작은 글씨로 한 번 나왔습니다.
지역단장 회차의 시작 설문 화면입니다. 도입과 마감이 화면의 중심에 있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영업 조직인데 한 직급 위로 올라가니 반복되는 일이 바뀌었습니다. 영업관리자 과정에서 잘 된 정보미팅 자료 만들기를 지역단장 과정에 그대로 가져갔다면, 절반은 남의 일 얘기를 듣고 있었을 겁니다. 지역단장 과정은 애초에 정보미팅 자료 대신 실적 데이터를 직접 조회해 정리하는 실습을 중심에 뒀는데, 이 화면을 보고 그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작 설문 결과에 따라 도입부를 줄이거나 늘렸습니다
실습 소재만 바뀌는 게 아닙니다. 같은 과정에서도 그날 앉아 있는 사람의 AI 사용 빈도에 따라 처음 30분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첫 설문에서 "평소에 AI를 얼마나 쓰시나요?"를 같이 묻습니다.
| 회차 | 대상 | 거의 매일 | 주 2~3회 | 한두 번 시도 | 아직 못 써봄 |
|---|---|---|---|---|---|
| 8월 13일 | 영업관리자 24명 | 29% | 50% | 21% | 0% |
| 8월 20일 | 영업관리자 32명 | 44% | 38% | 16% | 0% |
비율은 설문 화면의 반올림 표기라 합이 100%가 아닐 수 있고, 8월 20일 회차에는 "써보려 했지만 잘 안 됐다" 3%가 따로 있었습니다.
두 회차 연속으로 아직 못 써봤다는 답이 0%였습니다. 그래서 계정 만들기와 화면 소개 같은 도입부를 빼고 그 시간을 직접 입력하고 고치는 실습에 돌렸습니다. 반대로 8월 13일 회차는 한두 번 시도가 21%라, 실습에서 막힐 때 따라 할 수 있는 프롬프트를 따로 나눠주고 진행 속도를 늦췄습니다. 같은 과정명인데 두 회차의 처음 30분은 서로 달랐습니다.
지역단장 과정에서는 다른 걸 물었습니다. 5월에 한 번 교육을 받은 분들이라 "5월 교육 이후 AI를 업무에서 얼마나 쓰고 계신가요?"라고 정착 여부를 물었습니다. 7월 그룹 19명은 주 2회 이상 쓴다는 답이 47%, 가끔 생각날 때만 쓴다는 답이 53%였고, 한 번도 안 열어봤다는 답은 없었습니다. 8월 그룹은 거의 매일 42%, 주 1~2회 38%로 주간 활성이 80%까지 올라간 대신, 쓰다가 멈췄다 8%와 결국 못 써봤다 12%가 처음 나왔습니다.
보기 문구와 그룹이 달라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8월 그룹의 설계는 달라져야 했습니다. 매일 쓰는 42%에게는 심화 내용을, 20%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쉬운 실습을 같은 시간 안에 넣어야 했습니다. 이게 사전 진단이 필요한 실제 이유입니다. 수준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처음 30분을 어디에 쓸지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6시간을 4시간으로 줄여달라는 메일에서 배운 것
올해 봄 한 공공기관에서 이틀짜리 AI 실무교육을 준비하면서 커리큘럼을 다섯 번 고쳤습니다. 처음 짠 안은 하루 6시간씩 이틀, 12시간이었습니다. 개인 실습 위주에 마지막엔 발표까지 있었고, 양은 풍족했습니다.
담당자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초급 강의는 컴팩트하게 하루 4시간씩으로 줄여 달라, 재미 요소와 팀 구성과 학습물 공유를 넣어 달라, 시간이 안 되면 PPT 자동 생성은 콘텐츠 날로 옮겨도 된다, 대신 엑셀 VBA 자동화는 내부 관심이 높으니 시간을 더 달라. 그리고 꼭 들어가야 할 항목 여섯 개가 적혀 있었습니다.
줄인 첫 안은 빡빡했습니다. 첫날 마지막 95분에 카드뉴스와 PPT와 팀 발표가 몰렸고, 둘째 날 VBA 미션 세 개는 초급 참가자에게 좌절감을 줄 것 같았습니다. 양일 공식 발표는 공공기관 분위기에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고쳤습니다. 메일에 없던 AI 비서 만들기를 뺐고, 메일에 있던 PPT 자동 생성과 데이터 시각화는 살렸습니다. 공식 발표는 자기 화면을 잠깐 보여주는 약식 공유로 바꿨고, VBA 미션은 두 개로 줄이고 보너스를 하나 뒀습니다.
확정 메일이 오자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담당자가 강의 내용을 보고서와 문서 작성, 홍보 콘텐츠 제작 순서로 적었길래 첫째 날과 둘째 날 순서를 그대로 맞췄습니다. 도구도 줄였습니다. 무료 정책이 바뀔 수 있는 도구를 커리큘럼에 박아두면 당일에 곤란해지기 때문입니다.
처음 짠 12시간짜리 안이 제일 풍족했고, 제일 안 맞았습니다. 맞춤이라는 건 거창한 설계가 아니라 이런 메일 한 통을 커리큘럼에 그대로 옮기는 일에 가깝습니다. 다른 공공기관에서는 4회차로 짰던 안을 3회차로 다시 짜고, 마지막 회차를 각자 홈페이지를 배포해 보는 실습으로 바꿨습니다. 10명 안팎이라 가능한 구성이었습니다.
다섯 명도 두 반으로 나눴습니다
인원이 적으면 맞춤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반대였습니다. 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의 비개발자 다섯 분과 매주 60~90분씩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1회차부터 5회차까지는 같이 배웠습니다. 생성형 AI 기초, 시트 자동화, 데이터 시각화, PPT 만들기 순서였습니다. 6회차부터 두 반으로 나눴습니다.
| 실무반 | 바이브코딩반 | |
|---|---|---|
| 방향 | AI 도구를 업무에 더 잘 쓰기 | AI로 도구를 직접 만들기 |
| 핵심 도구 | Gemini, NotebookLM, Gems | VS Code, Claude Code, Vercel |
| 결과물 | 업무 자동화와 나만의 AI 비서 | 웹 도구, 대시보드 |
| 시간 | 60분 | 90분 |
나눈 기준은 직무가 아니라 관심사와 업무 스타일이었습니다. 기존 도구를 더 잘 쓰고 싶은 분과 직접 뭔가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이 같은 수업을 들으면 한쪽은 지루하고 한쪽은 벅찹니다. 다섯 명이라 나누기가 오히려 쉬웠습니다.
한 벤처투자사에서 온 요청은 직무로 갈렸습니다. 투자심사역은 제안서, 투자심의 보고서, 영업보고서처럼 흩어진 자료를 정해진 양식의 문서로 만드는 일이 많았습니다. 관리역은 규약과 정관 대조, 출자증서, 잔고증명서 정리, 관리보수 계산처럼 규칙과 데이터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손으로 반복하는 일이었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갈래라 한 강의로 뭉뚱그리지 않고 나눠서 설계했습니다. 범용 프롬프트 강의로는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법규 위반 여부 확인처럼 판단이 걸린 업무는 AI를 1차 스크리닝으로만 쓰고 근거 조항이 함께 나오게 하는 원칙을 첫 파트에 넣었습니다.
보안이 엄격한 대기업에서 온 문의는 도구가 커리큘럼을 정한 경우였습니다. 사내에서 Microsoft Copilot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라 4회 12시간을 오피스 안의 Copilot 접점을 중심으로 짰습니다. 그런데 어떤 Copilot인지에 따라 내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피스형이면 문서와 메일 실습이고, 개발자용이면 전면 재설계입니다. 그래서 회신 전에 확인할 질문을 먼저 정리했습니다. 허용된 도구가 무엇인지가 실습 소재만큼 중요합니다.
조사 결과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제 경험만으로 말하기엔 표본이 작아서, 올해 나온 조사 몇 개를 같이 봤습니다. 조사 주체와 표본이 다르니 숫자를 서로 빼서 비교하지는 않았습니다.
| 조사 | 시점과 표본 | 확인한 수치 |
|---|---|---|
| 팀스파르타 기업 AX 교육 트렌드 리포트 (교육 업체 조사) | 2026년 6월, 기업 HRD 담당자 330명 | 현업 적용이 안 되는 원인으로 직무·산업별 맞춤형 커리큘럼 부재 50.9%, 임직원 간 활용 수준 편차 54.8%. 원하는 교육 형태 1위는 직무별 특화 AI 실무 교육 60.6% |
| 팀스파르타 기업 AX 벤치마크 리포트 (교육 업체 조사) | 2026년 8월, 교육 의사결정권자 330명 | "현업에 매우 잘 적용했다"가 전사 동일 교육 11%, 역량 진단 기반 수준별 교육 32% |
| 한국생산성본부 2026 HRD 트렌드 리포트 | 2025년 8월, 직장인 1,754명 | AI 당면이슈 1위 직무별 AI 활용역량 확보와 조직 내 확산 62%, 2위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 53% |
|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 생성형 AI 활용 격차 보고서 | 2026년 6월, 임금근로자 3,000명 | 대기업 66.5%, 중소기업 52.7%로 13.8%p 차이. 회사 지원 체계와 프롬프트 역량을 같은 조건으로 보정하면 4%p |
| 하버드경영대학원과 BCG의 현장 실험 | 2023년, 컨설턴트 758명 | AI가 잘하는 과제에서는 완료량 12.2% 증가, 속도 25.1% 향상. 잘 못하는 과제에서는 정답 확률 19%p 하락 |
| BCG AI at Work 2025 | 2025년 6월, 11개국 1만 600여 명 | 5시간 이상 훈련과 대면 훈련, 코칭이 있으면 정기 사용이 뚜렷이 높음. 제대로 훈련받았다는 직원은 3분의 1 |
출처는 팀스파르타 6월 리포트 보도, 8월 리포트 보도, 한국생산성본부 리포트, 대한상의 보고서 보도, 하버드와 BCG 실험 논문, BCG AI at Work 2025입니다. 2026년 9월 20일에 확인했습니다.
눈에 들어온 건 팀스파르타 조사에서 교육이 안 남는 원인 두 개가 나란히 나온 점입니다. 사람마다 수준이 다르고, 직무마다 일이 다르다는 것. 앞에서 적은 시작 설문과 워드클라우드가 정확히 그 두 가지를 재는 도구였습니다. 생산성본부 리포트는 조직 차원에서 직무별 AI 활용 모델을 정교하게 개발하고 활용 역량을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하버드와 BCG의 실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AI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의 경계가 울퉁불퉁하고, 못하는 쪽의 결과물도 겉보기엔 그럴듯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업무에 AI를 붙일지를 참가자 각자에게 맡기면 그 경계를 매번 혼자 더듬어야 합니다. 직무별로 어느 자료는 초안까지 맡기고 어느 판단은 사람이 하는지를 미리 정해 주는 게 교육이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대한상의 보고서의 4%p는 교육이 격차를 줄였다는 인과 관계를 잰 수치는 아닙니다. 다만 격차의 상당 부분이 회사 규모가 아니라 지원 체계와 역량에서 온다는 뜻이라, 교육으로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넓다는 근거로는 충분합니다.
그래도 전사 공통으로 둘 것이 있습니다
맞춤형이라고 해서 전부 따로 짜자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과정의 앞부분에는 같은 내용이 들어갑니다. 이름, 연락처, 계약 정보를 AI 도구에 입력하지 않는다는 원칙, 회사에서 허용한 계정과 도구를 확인하는 순서, AI가 틀린 말을 자신 있게 한다는 사실과 결과물을 원본과 대조하는 기준입니다. 이건 직무와 상관없이 같습니다.
비율로 말하면 열 시간짜리 과정에서 공통이 두 시간, 직무별 실습이 여덟 시간 정도입니다. 2시간짜리 특강이라면 시연과 따라 하기와 각자 적용을 다 넣지 않습니다. 셋 중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는 자료로 넘깁니다.
맞춤형의 비용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강의 전에 세 가지만 물으면 됩니다. 지금 쓰는 AI 도구, 주마다 반복하는 업무, 자동화하고 싶은 일. 그리고 매주 다시 만드는 자료 세 개의 목록. 이것만 있으면 실습 과제와 도입부 길이가 정해집니다.
교육을 검토 중이라면 먼저 모아볼 세 가지
기업 AI 교육을 준비한다면 도구 목록보다 먼저 세 가지를 모아보는 편이 좋습니다.
- 매주 다시 만드는 자료 세 가지. 부서나 직급별로 따로 적으면 더 좋습니다.
- 참가자의 AI 사용 빈도. 아직 못 써본 사람이 몇 명인지가 처음 30분을 정합니다.
- 접속 환경. 망분리 여부, 허용된 도구, 계정 유형.
이 세 가지를 정리하는 데 쓸 항목은 AI 교육 도입 전 체크리스트 12에 모아 두었습니다. 교육 후 설문으로 다음 회차를 바꾼 과정은 손해보험사 AI 특강 후기에, 진단부터 사후 측정까지의 순서는 기업 AI 교육 4단계에 정리했습니다. 보험사 조직에 맞춘 과정은 보험사 AI 실무교육 페이지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직원 수가 적어도 맞춤형이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위의 다섯 명 사례처럼 인원이 적으면 오히려 나누기 쉽습니다. 기준은 인원이 아니라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사람이 몇 명 있느냐입니다.
전사 교육과 부서별 교육 중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보안 원칙과 도구 사용 기준처럼 모두가 알아야 할 내용은 전사로, 실습은 부서나 직급별로 하는 편이 남습니다. 팀스파르타 조사에서는 전사 동일 교육의 현업 적용 응답이 11%, 진단 기반 수준별 교육이 32%였습니다. 교육 업체 조사라는 점은 감안해서 보시면 됩니다.
사전 설문은 어떤 걸 물어보나요?
지금 쓰는 도구, 주마다 반복하는 업무, 자동화하고 싶은 일 세 가지입니다. 강의 당일에도 시작하면서 AI 사용 빈도와 반복 업무를 다시 묻습니다. 그날 온 사람이 사전 설문 응답자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허용된 AI 도구가 하나뿐이면 어떻게 하나요?
그 도구를 기준으로 짭니다. Copilot만 허용된 조직이라면 오피스 앱 안에서 할 수 있는 실습으로 구성합니다. 허용 도구가 바뀌면 커리큘럼도 바뀌기 때문에 문의 단계에서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교육 효과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교육 직후 만족도 대신 2~4주 뒤에 무기명 설문으로 실제로 어떤 업무에 썼는지, 주에 몇 번 쓰는지, 어디서 막혔는지를 묻습니다. 지역단장 과정에서 3개월 뒤 주간 활성과 비활성층을 확인한 것이 그 방식입니다.
같은 과정명으로 여러 회차를 하면서 배운 건, 맞춤이 대단한 설계가 아니라 매번 다시 묻는 습관이라는 점입니다. 비슷한 교육을 검토 중이라면 카카오톡으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사전 설문으로 시작해 직군에 맞춰 과정을 짜고, 교육 후 무기명 설문 결과를 전달합니다.